2024. 12. 5. 19:35ㆍ커뮤/일댈 · 비댓 · 답멘
- ···그야 당연한 거잖아.
네가 내 웃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좋아했던지. 그 모습은 여전히 내 눈에 선명한데. 내 마음속 깊은 곳에 깊게도 박혀서 꿈은 영원히 그 장면만을 비추어주는데··· 과연 누가 잊을 래야 잊을 수가 있을까.
- ··· ······. 글쎄. 내 누이의 의견은 내 누이만이 알고 있겠지. 헌데 지금은··· ···물어볼 수가 없구나.
살짝 눈 찌푸린다. 당신을 보는 새하얗고 푸른 눈 사이에 박힌 붉은 동공이 흐리다. 그러다 당신이 제게 미안하다는 말 들으면 속으로 또다시 무너지지 않을 수가 있을까. 제 안구를 뚫고 나올 기세로 솟구치는 감정 그새 억누르다, 당신이 가면 벗으면 다시 동요하는 것이다.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득 채워낸 화상 흉터하며, 그가 알고 있을 눈 보다도 더욱이 목적도, 기운도 없는 그 동공이············
······너무나도 찬란하다.
네게는 별 볼 일 없다 느껴질 수 있는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위대한 미술가의 예술 작품을 처음으로 감상한 사람처럼 넋 놓고 당신 보았다.
당신의 모습은 정말, 그가 아는 스텔라 린 코너라서.
- 속이 불편해? 그럼 좀 앉아서 쉴까? 무, 물론. 지금 여기엔 뭐가 없긴 한데·········
조금 횡설수설하다 제 겉옷 벗어서 바닥에 깐다. 당신이 앉으라고 하는 듯. 겉옷을 벗은 케네스의 모습은··· 형편없이 야위어있었다. 비쩍 말라 근육은 다 빠졌고, 입은 반팔 때문에 보이는 그의 팔은 심할 정도로 여러 상처가 가득했다. 역시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자해로 추정되는 자상과 제 손톱으로 긁은 흔적이겠지만.
당신이 저를 끌어안으면, 그저 당신을 안고 토닥거리다가, 당신을 안은 몸이 심하게 떨린다. 당신 등 부근 강하게 부여잡는가 싶더니, 숨 거칠어지면서 이내 주저앉아 당신 바짓자락이나 꾹 붙잡았다. 싫으면 밀어내라는 당신의 대답은 이 행동으로 당신이 알 수도 있을 법하다. 누가 봐도 가지 말라는 사람의 몸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