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일댈 · 비댓 · 답멘(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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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담고 있나? 아닌데. 분명 그의 눈은 붉은색과 아무것도 담지 못하는 검은색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되려 평생을 무서운 눈이라고 손가락질받았던 것 같았는데. 신기하네. 그의 손은 작게 중얼거리던 입을 거쳐서 제 오른눈 더듬거린다. 바다를, 담고 있나. 지금 내가 시선에 담고 있는 것은 분명 너 하나인 것 같은데. 응, 나도 같이 가고 싶었어. 바다로. 너와 같이 어른이 돼서. 모든 문턱을 넘어서. 하지만 우리가 온전히 발 딛고 서 있을 세계는 없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먼저······. 받아주지 않는 세상을 등 뒤로 돌리고 떠났으니. 이 선택에 후회는 없다지만, 너를 보고 있자니 없던 미련 따위가 생겨나는 게 아니던가.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는데. 좀비 사태가 발발한 뒤에야 처음 마..
2025.04.06 -
그럼에도 불구하고···? [02]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25.02.13 -
네가 걸어갈 날들을. [01]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25.02.12 -
02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25.02.12 -
01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25.0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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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 당연한 거잖아. 네가 내 웃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좋아했던지. 그 모습은 여전히 내 눈에 선명한데. 내 마음속 깊은 곳에 깊게도 박혀서 꿈은 영원히 그 장면만을 비추어주는데··· 과연 누가 잊을 래야 잊을 수가 있을까. - ··· ······. 글쎄. 내 누이의 의견은 내 누이만이 알고 있겠지. 헌데 지금은··· ···물어볼 수가 없구나. 살짝 눈 찌푸린다. 당신을 보는 새하얗고 푸른 눈 사이에 박힌 붉은 동공이 흐리다. 그러다 당신이 제게 미안하다는 말 들으면 속으로 또다시 무너지지 않을 수가 있을까. 제 안구를 뚫고 나올 기세로 솟구치는 감정 그새 억누르다, 당신이 가면 벗으면 다시 동요하는 것이다.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득 채워낸 화상 흉터하며, 그가 알고 있을 눈 보다도 더욱이..
2024.12.05 -
푸름에 잠기다
⋯미엔. 그러지 말고, 살아. 할 수 있는 게 왜 없어. 너는 여기서 죽긴 아까운 사람이잖아. 언제나 자유로이 글을 쓰고 싶어 했고, 쓰고 싶어 하고, 언젠가는 네 글이 온전히 실린 책도 내고 싶다며. 네 글을 사랑하는 건⋯ 나뿐이 아니야. 그럴 거라 믿어. 지금도 믿고 있고. 살으라고,너 없는 세상에서.웃음조차 나오지 않아 찰랑이는 물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짙은 붉음을 띄었던 것은 푸름에 잠기어 그 색이 옅어졌다. 붉음과 푸름이 만나 그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은 어떠한 혼합물이 되어 몸을 가득 적신다.넌 진짜 나쁜 놈이야. 사에구사. 내가 너 없이 어떻게 살아. 멍청아. 네 덕에 내가 살아갈 수 있었고, 네 덕에 내가 나만의 글을 쓰고자 다시 다짐하게 되었었는데. 나를 구원해 놓고, 너는 죽어버린..
2024.09.28 -
存在의 의미
이어지는 대답 아닌 대답에는··· 여전히 입가에 미묘한 웃음만 띄워 놓고 있을 뿐. 돌아왔다.정녕 당신을 돌아온 사람으로 볼 수 있는가? 제 눈 앞에서, 그 누구보다 선명히··· 당신이 스러지는 모습을 목도했다.타인에 의해 살해당하는 그 모습을.그럼에도 그것을 막을 수 없었던,한심한 나 자신을. -그렇게 당신은 죽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당신은 분명하게 죽었으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내 눈 앞에 서있는 '당신' 은······ 디스 파테르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하나의 기계일 뿐이지. 그의 감정과 행동, 습관을 정확히 습득한. 고철 덩어리에 불과할 뿐이잖아. 이건, 당신이 아니야. 다시, 당신을 잃었을 때 처럼. 가슴이 욱신거리고 아파와서. 가슴을 붙잡고 고개 푹 숙인다. 수그린..
2024.09.16 -
06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24.08.18 -
05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24.08.17 -
04
당신이 장갑을 낀 손을 잡아오자, 흠칫 놀라면서도 가만히 잡혔다. 역시, 누군가가 손을 먼저 잡아오는 일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았다. 익숙하더라도, 그다지 좋지 않은 감각이 뒤따라왔기에. 그러나 손을 잡는 상대가 다르고, 더욱이 그 상대가 당신이라면··· 꾸욱 참고 견뎌보겠다.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불확실한 미래에 자신의 염원을 덧그리면서. "···내가 소중한 사람이야?" 제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당신의 말에 눈 크게 떴다가, 역시 눈을 전부 보여주는 것은 껄끄러워서 다시 시선 내렸고. 누군가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역시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오히려 저는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보다, 불편하고 껄끄러운 존재가 되는 게 더 익숙했으니까. 저를 아끼는 것으로부터 오는 감각은 생소했..
2024.08.16 -
03
어라. 당신의 말에 대한 첫 번째 반응이었다. 구름 하나 없는 하늘, 반짝이는 윤슬. ...제가 그렇게까지 멋있는 사람이었던가. 그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멋쩍지만, 그럼에도 그렇게까지 말해주는 당신이 고맙다. 이렇게까지 자신을 좋게 봐주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집안이라면 더더욱······ 그래서 당신의 그 말이 고마웠던 것이다. 당신은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라고 한들, 스쳐 지나가는 단어가 그저 과분해서.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 테루. 너는··· 음." 정작 자신이 당신을 칭찬하려니 말문이 조금 막힌다. 누군가. 그러니까, 어떤 '사람'을 칭찬해 본 적은 거의 없었기에. 하지만 찬양 수준으로 칭찬하는 것에는 나름 도가 텄다. 그저 그 상대가 다를 뿐이지. "너는 초봄에 내리쬐는 햇살 같아...
2024.08.16 -
02
당신이 제 눈을 가만히 바라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제 가면을 보는 이들은 많이 봤지, 정작 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람은 거의 없던 터라 조금 민망하기는 하다. "다른 곳도 궁금해? 편하게 만져봐아. 나는 어디든 상관 없으니까."라고 말하고는 또 맑게 웃어 보일 뿐이고. 당신이 또다시 제 볼을 건드리자 그저 콕콕 찔리고만 있다가, 옆구리를 만지자 흠칫한다. 방금 뭐였지, 기분이 이상했다. 간지럽다— 는 것이 총평이었지만. ···조금 놀란 낯의 당신을 즐기듯이 지켜봤다. 당신의 리액션이 꽤 마음에 들었달까. 당신이 어린 아이마냥 투정을 부리자, 정말 연인이라도 된 것 마냥. 팔짱을 끼고, 그렇게 엮인 팔로 손 조심스럽게 깍지 껴온다."알았어. 음, 그럼. 나 또 너한테 키스해도 돼? 생각보다 이거, ..
2024.08.15 -
01
"으응, 테루. 알았어. ···내가 하는 반말이 불편하지 않아?" 가면 속으로 눈 동그랗게 떴다. "동갑이라 역시 괜찮은 걸까나. 응? 내가 솜인형 같아?" 솜인형··· 같이 행동을 했던가. 하는, 자꾸 핀트 나간 생각을 한다. "아, 나 볼 말고 다 말랑하다. 형이 그랬어. 전신이 말랑하다고··· 여기저기 찔러봐도 돼!" 어쩐지 가만히 있는 듯한 당신을 바라보다가, 곧 제 머리 속에서 연인 행세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당신 바라보다, 픽 웃고는 당신 입술에 가볍게 입 맞췄고. "연인이니까아··· 이 정도는 괜찮겠지? 일일 남자친구 씨." 장난스럽게 웃었다. "음··· 그치. 보는 거랑 직접 하는 건 엄청나게 다르니까." 목검이나 죽도··· 한 번 만져보고 싶어! 그러다 당신이 약속 손을 내밀자..
2024.08.15 -
이름
네 이름은 지금부터 마카리아란다. 다만 세상은 위험하니, 이 이름 대신 플러스라는 이름 또한 가지고 살아가렴. 명심해. 너는 플러스이자, 마카리아야. 독이 담긴 약병을 따, 입에 머금은 후 그대로 당신에게 넘겼다. 허나 완벽하게 넘길 순 없었던 걸까. 미미한 독의 성분이 내 목을 타고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어려서부터 약에 노출된 터라, 독에도 강한 편이니 이 정소의 극소량으로는 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천천히, 매우 느리고 약하게 아파올 것이다. 독성이 강한 약이니, 금방 전신에 퍼져서 나의 몸을 단단히 조여 오겠지. 하지만 괜찮다. 지금 내게 칼을 겨누고 있는 당신이 있으니까. 그래. 우리는 이제, 서로가 서로의 마지막 타겟인 것이다. 당신이 팔을 떼자, 직감한다. 이제 진짜로 칼이..
2024.07.28 -
10-T
"조금 더 오래 기다리게 했어야 했는데." 그 말과 뒤따라 온, 작게 새어 나온 웃음소리를 듣고, 픽 웃었다. 조소 또는 비웃음의 의미냐고 묻는다면, 딱히 그런 것은 아니고. 그저 웃음이 새어 나왔다고 해야 할까. 언젠가부터 당연하게 느껴진 그 다정하면서도 자신을 때리는(···) 듯 한 그 말 때문에. 당신이 다정하면서도, 짓궂고. 사랑스럽다. 당신이 그 어떤 말을 내뱉든지 간에, 어떤 행동을 하든지 간에. 너무너무 사랑스러워서. 그것을 더 견딜 수 없어 당신을 보다 꽈악 끌어안았다. ···약간, 대형견이 제가 무거운 줄 모르고 주인에게 안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답답하겠지만,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다정한 체온이 당신을 반긴다. -그에 뒤따르는 시원한 바람은 덤이다. 그의 또 다른 이능력 중 ..
2024.05.17 -
09-T
붉게 물든 당신의 목을 보니, 조금 더 숨이 떨리는 게 아니겠는가. ···난생처음 보았다, 이런 당신의 모습은. 아니, 당신이 아닐지언정. ···이런 건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있던 일이 아닌가? 아니면, 웹툰이라든가. 소설 내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거잖아. 그런데 그 경험을, 다른 이도 아니고 당신이 알려주고 있다니. 그리고 그 경험은- 나의 행동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니! 부끄럽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좋은 감각에. 떼어진 입은 당신의 목으로 향해, 그 목을 아주 살짝 물었다. 아프지 않고, 감각만 있을 정도로. 목을 물은 채 그 부위를 혀로 핥아 올린다. 이러면, 당신이 또 어떤 귀여운 반응을 보일까. ···허나 그는 자신이 정확히 왜 이러는지 모른다. 그저 제 육신이 그런 행동을 하라고 이끌었..
2024.05.16 -
08-T
슬슬 이 정도 되니까, 별 것에 다 지쳐버린다. 웃을 힘도, 반응할 힘도. 그 와중에 생각난 것은,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밖으로 나가서, 당신과. 평범한 일상을. ······원래도 그랬던 것처럼, 같은 시간에 맞춘 것처럼 만나서, 카페로 들어가고. 캐모마일 차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달콤한 버터 쿠키를 먹으면서, 시답잖은 이야기나 나누는, 그런 일상을.그다음으로 든 생각은, 우리, 멀쩡히 나갈 수 있을까- 였다. 당신과 나가고 싶다. 어느 날 당신의 손을 깍지꼈던 그때처럼, 서로의 얼굴을 보고. 웃으면서······. 어려울까. 너는 나와 함께 걷고 싶을까. 만약 네가 나와 걷고 싶다고 하면, 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럴 것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나는 이제, 어딜 가든 네가 있어야 하..
2024.05.15 -
07-T
"잠깐, ㅇ-" 당신이 제 옷깃을 붙들고 다시 입을 맞추기 전에, 숨이나 고르려고 했는데. 제대로 숨을 쉬기도 전에 당신이 제게 입을 맞춰온다. 분명. 분명, 입맞춤을 거절당하지 않아서 기분은 좋은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허나 가늘게 뜬 눈 사이로 눈을 질끈 담은 당신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 모습까지 귀여워서, 입을 열고서는 조금 더 몰아붙인다. 당신 허리를 양손으로 잡았다. 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얇은 당신의 허리가 그의 큰 양손에 가득 잡힌다. 그렇게 계속 진득하게 입을 맞추다, 정말로 숨이 넘어가기 직전에 입을 떼어낸다. 당신에 따라 저도 거칠게 숨을 내몰아 쉬었다. 살면서 처음 한 경험. 손을 피에 묻히는 게 차라리 더 익숙한 그에게, 이런 진한 입맞춤이라. 당황스럽고, 어려웠지만. ..
2024.05.15 -
06-T
당신이 제 앞에 무릎을 꿇어앉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지금 무언가를 인지하고, 판단을 내리기에는. 그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으니. 하지만 언제부턴가 제 손에 닿을까 말까 한 발목 대신 당신의 무릎이 보인다는 것을 감으로 눈치챘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기쁨? 부끄러움? 죄책감? 혹은, 두려움? ······그의 마음속에 현재 어떤 감정이 들어차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 멍청한 에드워드 크레센트는. 사랑하기에 두려워한다.그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스스로를 믿지 않기에, 스스로를 가장 싫어하기에. 미워하기에.그리고, 정을 한 번 주면 자신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방을 사랑하게 되기에.그날 이후로 그는 중간이 없는 것이 되었다. 200살이나 먹은 생명체임에도 불구하고, 부끄럽게도 그는 ..
2024.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