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 17. 01:19ㆍ커뮤/일댈 · 비댓 · 답멘
"조금 더 오래 기다리게 했어야 했는데."
그 말과 뒤따라 온, 작게 새어 나온 웃음소리를 듣고, 픽 웃었다. 조소 또는 비웃음의 의미냐고 묻는다면, 딱히 그런 것은 아니고. 그저 웃음이 새어 나왔다고 해야 할까. 언젠가부터 당연하게 느껴진 그 다정하면서도 자신을 때리는(···) 듯 한 그 말 때문에. 당신이 다정하면서도, 짓궂고. 사랑스럽다. 당신이 그 어떤 말을 내뱉든지 간에, 어떤 행동을 하든지 간에. 너무너무 사랑스러워서. 그것을 더 견딜 수 없어 당신을 보다 꽈악 끌어안았다. ···약간, 대형견이 제가 무거운 줄 모르고 주인에게 안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답답하겠지만,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다정한 체온이 당신을 반긴다. -그에 뒤따르는 시원한 바람은 덤이다. 그의 또 다른 이능력 중 하나인 바람이. 시원하고, 안정적인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바람은 당신의 마음속에 들어간다. 허나 조금 조심스럽게. 조금이라도 잘못 스치면 그 마음이 베일까. 스멀스멀 올라오는 감각 좋은 바람은 그와 당신 모두를 휘감았다.
그러다 문득 생각 하나가 머리를 스치는 것이다.
그의 종족은 보통, 천 년을 살다가 간다. 물론, 그와 같은 종족인 다른 자들을 본 적이 없었기에 그는 자신이 얼마나 더 오래 살지 정확히는 모른다. 허나 그 특수한 종족으로서 대략적으로 파악이 되었다. 일종의 감이다. 그것은, 자신이 못해도 500년은 더 살다가 간다는 것을.
······당신은 인간이다. 최대 수명이 100살 정도를 웃도는, 그런. 짧디 짧은 생을 스쳐가는 인간. 그리고, 당신은 거의 30년 정도의 시간을 보내왔다. 당신이 죽을 때까지 평생을 함께 한다 하더라도, 그 시간은 그에게 기필코 짧은 시간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을 이유로. 또다시 이별의 슬픔을 겪어야 한다는 이유로, 당신을 외면하고 싶지 않아. 외면하기엔, 우린 이미 많은 길을 건너왔는걸. 그는 가능한 한, 최대한. 당신과 오래, 함께 있을 것이다. 그 짧게 살다 가는 남은 생이 저와 함께한 행복으로 가득 차기를 소망하면서.
"······당연하죠.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에드워드 크레센트인 걸요."
내가 사랑하는······
에드워드 크레센트.
그 말을 듣고는, 정말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하하! 리오, 내가 사랑하는 헬리오 밀포드."
"나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아. 너 때문에, 너무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