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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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T
"···계속 함께 있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계속, 함께. 당신의 곁에 얼마나 머물 수 있을까. 자신이 없다. 저는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유약하고, 한심스러우니. 네가 만족할 만큼 오래 있을 수 있을까, 싶다. 그러면서도, 네가 내 곁에 얼마나 오래 있을까, 싶기도 한다. 너는 찰나를 살아가는 작은 인간에 불과하니까— 나완 달리. 네가 오래 산다고 하더라도, 내가 살아온 삶에 비해면 잠시 들렀다 가는 수준이니. 당신과 함께 계속 머물고 싶다. 무색한 시간이 멈추어 버렸으면 좋겠다. 지금 이대로, 온기를 나누고 있는 지금에. 멈춘다면, 얼마나 좋을까. 당신과 함께 시간의 흐름 속에서 걸어가기 무섭다. 최종장에선 내가 당신을, 당신이 나를 떠나야 할 때가 올 테니까. 이별. ······겪..
2024.05.11 -
02-T
죽음은 순간이다.하지만, 죽음으로 인해.너무나도 많은 이야기들이 시작되고, 끝을 맺는다. 그의 이야기는 죽음으로 인해 끝이 날까, 시작될까. 어느순간부터 그가 들었던 생각이다.그 일이 있고 난 후, 아주 오랜 시간 후에.그는 죽음에 대해 그 누구보다 아무런 생각을 가지게 되지 않았다.물론 죽음이 두려운 것은 맞다.하지만,그는 이제 죽음으로 인해 빼앗길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그 어떤 죽음도 그에게 있어서 소중한 것을 가져갈 순 없다.그의 생명을 가져가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면.유감스러우나 그는 그의 생명을 그렇게 가치 있게 여기지 않았다. 그렇지만 소중한 이가 생긴 사람의 죽음에 대한 무게는 얼마나 거대한가.더군다나 그 사람이 저를 믿는다면, 사랑한다면.내가 죽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저를 따라오..
2024.05.11 -
02-O
"네, 당연하죠.""제가 손을 잡아도 될까요?" 저가 손을 잡아도 되냐는 말에, 그는 흔쾌히 응하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탈은 아주 간편한 도구다.표정을 쉽게 가릴 수 있고, 탈 안에서 무슨 표정을 짓더라도. 목소리로 티만 내지 않으면, 그럴듯하게. 또는, 완벽하게. 상황을 넘겨버릴 수 있는··· 거짓말쟁이 배우를 위한 훌륭한 도구다.그렇다고 이 탈을 처음부터 표정을 가릴 용도로 썼느냐면, 그것은 또 아니었다. 진실한 목적은 타인을 웃게 하기 위한 용도.로웬, 너는 내가 널 더욱 웃겨주길 바라면서. 내가 더 웃었으면 해서, 이 탈을 선물했었지.유감스럽게도 탈의 의미는 변질된 지 한참이 지났다.탈을 쓴 그는, 여전히 타인을 웃게 만들었으나,정작 그 탈의 주인은 웃고 있나.그는 탈을 손가락 끝으로 조심스럽..
2024.05.10 -
01-T
"······역시, 슬프지 않을까요?" 죽음에 슬퍼해준다.그것이, 그에게 있어 얼마나 와닿는 말이 됐을까. 그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살아왔다. 어쩌면, 당신이 가늠하기 어려울 긴 세월을. 제 동료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에 비해서라면, 비교적 짧은 시간이긴 했으나. 당신에 비해서라면, 분명히 기나긴 시간일 것이다. 그 오랜 시간을 지내오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애도는 빠른 속도로 흩어졌으리라.이유는 간단했다. 곁에서 수많은 죽음을 봐왔기 때문이다. 사고에 의한 사망, 물에 의한 사망, 타인에 의한 사망, 스스로 선택한 사망과.그가 끔찍이도 싫어하고, 어쩌면, 유일하게 아직도 두려워할.질병에 의한 사망. -물론 직접적으로 두려움이 다가온 것은 아니다. 다만, 제게 있어 유일하게 소중했던 사람이..
2024.05.10 -
01-O
고맙다는 말에, 살며시 탈의 눈을 감아 웃어 보인다. 그럼에도 당신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감사하다 대답하는 말과 달리, 진정으로 풀리지 않은 것이겠지. 내가 뭘 해야 네 마음이 편해질까. 오랜만에 깊은 고민에 빠진다. 깊게 생각하는 건, 그의 성향이 아니었다. 예전부터 워낙 깊게 생각했기에. 그래서, 그 과정은, 늘 최악의 결괏값을 불러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통수를 맞은 후에서야 깊게 생각하는 것을 관두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키더라도···. 네가 이 표정인데, 내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잖아. "···하나. 손 잡아도 될까.""포옹 대신······ 손을 잡고 싶어. 그러면, 네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편해질까 해서." 낮고, 차분하고. 조용하고 부드러운 ..
2024.05.09 -
버니맨 비밀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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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4 -
언젠가 그 날이 오면
#프로필 :: 우스꽝스러운 토끼의 1인극 :: "어이요. 거기, 시간 되십니까? 나 심심한데. 조금 놀아줘."으잉. 시간 없다고? 아, 거 참! 까다롭게 구네. ㅋㅋ. :: 이름 :: 버니맨버니(토끼)+맨(남자) 의 준말입니다. 그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 종족 :: 인간 :: 나이 :: 불명동물 탈로 얼굴을 가렸기에 나이를 추측하는 것이 어려우나, 꽤 건강하고 탄탄한 신체나 피부를 보았을 땐 20대 정도로 보입니다. :: 키/몸무게 :: 189cm, 81kg :: 외관 :: 토끼탈 / 셔츠 / 넥타이 / 장갑 / 하네스 / 가방 / 정장바지 / 시크릿 삭스 / 구두웃기고 귀엽게 생긴 토끼 형태의 탈을 쓰고 있습니다.최첨단 기술(!)이 사용되었기 때문..
2024.04.29 -
네가 살길 바랐지만. 너무 늦은 대답인가.
"···너의 그 이기적인 선택이 사람 하나 살린 거야, 멍청아." 당신의 새하얀 뒷머리를 쓰다듬는다. 부드럽다. 나랑 비슷한 길이의 머리카락은, 유난히 어색하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당신은 늘 머리카락을 묶었었지. 묶지 않은 날에, 나는 늘 새로워했다. 오, 뭐야, 지은우. 스타일체인지. 심경의 변화? 뭐냐. 애인이랑 헤어진 것도 아닌데. ㅋㅋ. 머리끈이 끊어졌다고? 아니, 멍청아. 사면 되잖아. 왜 그렇게 불편하게 있어. 나? 나야 뭐, 맨날 이대로 다니니까 불편하진 않지. 익숙한 거야. .....바보 똥개라고? 이 미친, 너 말 다 했냐! ···그날의 기억이 잠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상하게도, 당신의 목소리가 흐리게 떠오른다. 벌써부터 네 목소리를 잊으면 안 되는데. 어떡하지. "씻기지도 않고,..
2024.04.21 -
나는·········.
유난히 잠이 오지 않았다. 잠이 오지 않아서, 뜬 눈으로 밤을 샜다. 죽은 사람인 양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 해가 뜰 무렵, 창문에 가까이 다가간다. 고요하다. 마치 모두가 죽어버린 것 처럼. 싸늘하고, 차가웠다. 너무 차가워서 마치 그 마저도 죽어버린 것 같았다. 그러던 도중, 새 떼가 이동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렇게 많은 새들이 단체로 이동하는 건 처음 봤는데. 아, 진짜. 세상이 망할 때가 되긴 됐나보다. 창틀을 꽉 쥐던 그때, 바깥에서 날카롭고 높은 어떤 사람의 비명이 들려왔다. ······아닌가. 이건, 절규에 가깝나. 창문에 귀를 대었다. 지성체들이 바꿀 수 없는, 정해진 운명에 의해 고통에 빠진 소리가 세세하게 들려왔다. 귀를 떼었다. 죽은 눈으로 그들을 쳐다본다. ·····..
2024.04.20 -
조각을 손으로 끌어 잡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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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3 -
잠겨버린 당신의 조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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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2 -
푸름에 당신들은 잠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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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2 -
利己的 贖罪
(해당 글에서는 자기혐오, 죄책감, 살해, 죽음, 무력감, 영구상해 등등에 대한 트리거가 있으니 읽기 전 주의 바라십니다. 이에 대한 트리거가 있으시다면, 글을 읽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기적 [利己的]: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것 속죄 [贖罪]: 지은 죄를 물건이나 다른 행동 따위로 비겨 없애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좋은 것만 보고 자라왔다. 고급지고 부드러운 옷, 깔끔하고 맛있는 음식, 넓고 깨끗한 집과 누가 닦아놓았는지 모를, 늘 광을 내던 피아노까지. 모두에게 인정받은, 그 물려받은 눈으로··· 예쁜 세상만을 보고 왔다. 부잣집 귀한 딸. 그게 한서현이었다. 물론 겉치레였을 뿐이지만······ 그는 부잣집에서 사는 것도 맞았고, 귀한 재능을 가지고 있던 것도 맞았고, 딸이기도 하니까...
2024.03.30 -
너에게 보내는 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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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0 -
비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24.03.16 -
한서현/XX/음악과
🎨#입학원서#음악과_생기부 [빛나는 완벽함과 눈부신 재능!] "안녕하세요! 오늘도 완벽하고 아름다운 날입니다! 잘 지내보아요!" :: 이름 :: : 한서현 :: 성별 :: : XX :: 전공 :: : 음악과 / 피아노 전공 :: 키, 몸무게 :: : 158cm, 50kg :: 외관 :: (*모니터 기준) 동공 안에, 십자가와 타원을 합친 듯한 형태의 노란색 특이동공 존재캐릭터 오른쪽 눈 밑에 가로로 점 두 개캐릭터 입가 왼쪽에 점 한 개언제나 웃는 표정붉은색으로, 넥타이의 색보다 조금 더 밝은 색상의 머리띠 착용노란색-분홍색 투톤 머리카락캐릭터의 손등 전부를 덮을 수 있는 길이의 가디건ㄴ 몸통 부분의 옷 길이는 엉덩이를 덮는 길이허벅지의 절반까지 내려오는 치마무릎 조..
2024.03.14 -
深海에서 願洋을
기억을 더듬어 보자. 푸른 추위가 온몸을 감싸 돌고 있는 지금, 너와 나의 시작을 떠올려 보자. 그러니까, 내가 너를 사랑하게 된 그 순간부터······ 그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너를 사랑하며 마음 깊숙한 곳으로 다가왔던 감정들이, 다시금 나의 마음을 찔러주기를 바라면서. 결국 내가 네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_ 생생하게 기억나는 쪽이 더 힘들까요, 아니면 모든 것을 거의 잊어버린 쪽이 더 힘들까요-? ...생생하게 기억나는 게 더 힘들지. 모든 것을 거의 잊어버린 건, 아쉬운 감정밖에 들지 않지만. 모든 것이 기억나는 건 말이야······.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털어놓은 적이 있었나. 있긴 있었지, 그래. 19살 전 까지는······. 나는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를 입에 올리는..
2024.03.07 -
獨白
너희들이 나의 부재에 부디 눈물 흘리지 않기를. 의지가 꺾이지 않기를, 다만— 조금만 슬퍼하고, 평생 웃어주기를.
2024.03.01 -
하고 싶었던 말
있잖아. 너희들은 소원을 빈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어? 그냥~ 고기를 먹고 싶어요, 라든가. 청포도 음료를 마시고 싶어요라든가. 아니면, 세계정복! ···이라거나. ㅋㅋ. 하여튼, 너희들이 지금 간절히 바라는 소원들 중, 딱 하나만 고른다면 말이야. 내 소원? ...나는, - 좋아, 로웬. 오빠 이름은? - 테디! - 아니아니, 성씨까지 붙여 말해야지. - 음~ 테디 스펜서? - 옳지. 그리고, 오빠 나이는? - 15살! - 로웬의 나이는? - 10~살! - ···그래. 잘 기억하네. 음, 어디 보자, 오늘 날짜. 12월 9일······. 이름, 로웬 스펜서. 올해로 열여덟 살이 될 나의 동생. 노란 머리칼에 푸른 머리카락이 군데군데 자라나 있어서, 누구보다 눈에 띄고 더 예뻐 보이는 나의 동생. 로..
2024.02.28 -
신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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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7